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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지식 & 에세이

신념과 취향, 강화와 모방

by 파페즈 2025. 7. 11.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모시 호프먼·에레즈 요엘리


Hidden games

미의식, 이타심, 열정 등 사람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게임이론을 통해 이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다. 게임이론은 여러 플레이어들의 행동의 동기를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다는 매우 강력한 가정을 전제로 한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저자는 이러한 한계점을 고려하여, 생물들이 의식적으로 최적화되어있지 않고 때로 매우 형편없는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최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오히려 '무의식적인 영역'이다. 즉, '학습, 진화, 취향, 신념 등을 통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최적화되어있으며, 그것을 게임이론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이다.

<이타적 인간의 출현>과 <게임이론과 진화다이내믹스>에서는, 게임이론의 강력한 가정을 진화론을 통해 극복했다. 일반적 게임이론에서는 1) 모든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리며 2) 그 선택은 합리적이라고 가정을 전제로 한다. 반면 진화론을 함께 적용했을 때는 1) 개체가 선택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행동할 타입이 정해져있고 2) 상황에 알맞은 타입, 즉 최적화된 개체가 생존하고 번식한다. 즉, 의식적 합리성 없이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진다.

<Hidden games>에서는 진화보다는 학습에 초점을 둔다. 물론 전반적 생물에 관해서는 진화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많은 행동과 취향은 진화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보다는, 학습을 통해 이차적으로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습: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나

학습은 우리를 최적화 행동으로 이끄는 강력한 작용이다. 그리고 학습은 행동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념취향을 경유해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념과 취향은 그 내용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최적화 행동으로 적절히 이끌도록 기능적으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것이 학습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스마트폰의 공정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더라도, 전화를 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학습이 행동으로 직결되지 않고 경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추해보자면, 이유를 내면화함으로써 진짜 기전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에 대해 더 궁금해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윌 스토가 말하는 '서사'와 비슷한 개념인듯 하다)

 

학습은 크게 강화모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강화는 스키너의 비둘기(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먹이를 줄 때, 점점 왼쪽 회전이 강화됨)를 떠올리면 된다. 모방은 우리의 학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누이트족의 이글루는 매우 정교해서, 내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리학 및 건축학적 지식이 반영되어 있다. 예컨대 대부분 눈으로 벽을 짓고 얼음은 창을 만들 때만 사용하고(얼음보다는 눈이 내부 공기층으로 인해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 현관도 바람과 수직 방향으로 뚫는다. 그러나 이들은 물리학 또는 건축학적 지식을 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강화('이렇게 지으면 더 따뜻했어'), 모방('저 집이 좋대, 똑같이 짓자')했을 뿐이다. 그리고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학습해서 행동한 개체들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에('따뜻한 집') 번성할 수 있었다.

 

 

세 가지 구분

- 1차 보상: 진화의 산물,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다. 예컨대 음식이나 성관계에 대한 선호는 의식적으로 저항하기 어렵고, 후천적으로도 잘 변화하지 않는 경향성을 가진다.

- 2차 보상: 학습의 산물, 변화가 가능하다. 의식적 목표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 근사적 설명: 이익이 되는 행동을 이끌지만, 사실과는 다른 신념과 취향. 예컨대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는 부족은 비타민 결핍증인 펠라그라(pellagra)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 옥수수를 알칼리화해서 먹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이 부족은 그렇게 하는 이유가 '맛있더라', '다들 그렇게 해서 나도 했다'라고 여긴다.
- 궁극적(기능적) 설명: 옥수수를 알칼리화하면 비타민 B3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고 생존에 유리하다.

- 에믹(emic): 문화에 매몰된 설명. 서사와 비슷한 개념.
- 에틱(etic): 문화 외부에서 본 객관적 관찰자의 설명.

1차 보상, 기능적 설명, 에틱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객관적인 설명에 가깝다.